우리의 몸과 마음이 안식할 수 있는 집 - 에일린 그레이

많은 기간 동안 잊혀져 있었던 건축가 에일린 그레이는 감각적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디자인을 제시한 비전가이자 혁신가였습니다. 

 

 

에일린 그레이는 1920년대 ‘빙글뱅글 시대’의 파리 귀족층의 중심에 있었던 매우 화려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녀는 그 시대 하이커처 디자이너인 포레와 랑방으로부터 우아하게 옷을 입고 있었으며, 파블로 피카소에서 프리다 칼로, 제임스 조이스와 같은 세계적인 인물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부유한 아일랜드 가문에 태어났고, 20세에는 보헤미안적인 슬레이드 예술학교(Slade School of Art)에 입학했습니다. 거기서부터 그녀는 파리로 이사해 삶의 나머지 기간을 프랑스에서 보내며, 파리와 프랑스 리비에라를 오가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여성과 남성을 포함한 많은 창조적인 인물과 관계를 가졌으며, 파리에서 첫 여성 운전 면허증을 취득한 여성 중 한 명이었습니다. 뒤이어 비행교육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레이의 가장 놀라운 것은 재능이었습니다. 그녀는 혁신적인 디자이너로, 당시 아키텍처와 디자인이 완전히 남성 중심의 세계였던 상황에서 독보적으로 성공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르트 데코(Art Deco) 스타일을 전하는 역할을 했지만, 1920년대 중반부터는 건축가이자 모더니즘(Modernism)을 강력히 주장하는 사람으로 활동했습니다. 이러한 그녀의 업적은 완전히 눈치채지 못한 상황으로 몇십 년간 묻혀있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에 재발견된 이후 그녀의 작업은 광범위하게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작업은 매우 희소성이 있었고 2009년 그녀의 드래곤 팔걸이 의자(Dragons armchair)는 파리에서 2,830만 달러에 경매에 팔려 20세기 장식예술에서의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뉴욕의 바드 대학원 센터와 파리 퐁피두 센터(Pompidou Centre)의 협력을 통해 일린 그레이의 전시회가 개최되었습니다. 현재 그 센터는 닫혀 있지만 전시회의 가상 투어와 기타 정보를 온라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시회의 큐레이터인 클로에 피티오(Cloé Pitiot)는 그녀의 중요성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아트 히스토리 관점에서," 일린 그레이는 가구와 물건 창조에 있어 본인 시대에서 독특한 실력을 가진 유일한 디자이너입니다. 그녀가 실제로 창조한 조각품을 넘어서 디자인에 대한 그녀의 인식 자체가 혁신적이었습니다."

파리로 이사한 그레이는 일본 대가 수가와라 세이조로부터 도전적인 손으로 하려는 일로 유명한 일본식 라커 수공예를 배웠습니다. 1920년대에는 독창적이고 독특한 라커 스크린과 건축 패널링, 그리고 고급 파리 아르트 데코(Art Deco) 가구를 만들었습니다. 그 시대에 여성 디자이너들이 혼자서 활동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기 때문에 1910년에는 가구 제조와 러그 및 카펫 짜기를 위한 작업실을 설립하였습니다. 1919년에는 인도르 마하라자와 르 드 로타(Rue de Lota)에 있는 사교 여성 줄리엣 레비(Juliette Levy)의 아파트 인테리어 디자인을 위해 의뢰받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스타일은 근대적인 것입니다,"라는 말을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 잡지에서 언급하였습니다.

 

르 드 로타 아파트의 가구는, 타이어 같은 형태가 크롬 강철 프레임에 있어 매우 유명한 미셸랭 맨(Michelin Man) 마스코트를 모티브로 한 비부데움 의자(Bibendum Chair)와, 쇠붙이 형태로 여신(女神)시미라미스(Semiramis)를 연상시키며, 오염된 청동 라커로 마감한 캐농(Pirogue) 디데이 베드 등 일린 그레이의 가장 잘 알려진 디자인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클로에 피티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라커, 소금쟁이, 타버나큘러(parchment), 연소 소나무(burnt pine), 금속 튜브, 코르크 등 모든 재료로 만든 그녀의 가구는 언제나 아방가르드적인 느낌을 냅니다. 그녀의 시대의 위대한 디자이너인 존 뒤낭(Jean Dunand)이나 아르망-알베르 라토(Armand-Albert Rateau)와 같은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분야에서 엄격하게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반면 일린 그레이는 항상 안식처에서 벗어나 혁신을 추구하며 실험을 하며 그녀만의 독특한 디자인의 모양, 선 및 기능을 발전시켰습니다."

 

일린 그레이는 언제나 물질의 느낌과 효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그녀의 가구는 감각적으로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그레이는 권위적인 가수인 마리사 다미아(Marisa Damia)와 "조용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국립아일랜드박물관의 그레이 컬렉션 큐레이터인 제니퍼 고프(Jennifer Goff)의 전기 Eileen Gray : Her Work and Her World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레이는 그 당시 도시에서 가장 유행하는 거리인 생 온레거(Avenue de Saint-Honoré)에 자신의 상점인 "진 드제르(Jean Desert)"를 개업하였습니다. 이 작은 부티크 상점은 가구, 러그, 그림 및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작품을 제공하였고, 예술가들과 예술계 인사들이 모여들던 장소가 되었습니다. 로스차일드 가문, 낸시 큐나드(Nancy Cunard), 엘사 스키파렐리(Elsa Schiaparelli),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와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를 비롯한 작가들도 이곳에서 만나곤 했습니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 상점을 "모험, 전례 없는 경험, 본 적없는 여행"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1920년대 중후반에, 그레이는 백 모더니즘의 열렬한 옹호자가 되었고, 기술적인 드로잉을 배우면서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녀의 멘토인 루마니아 건축가 장 바다비치와 함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그녀의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그녀의 가장 놀라운 업적이 있었습니다. 여러 건축 프로젝트 중 첫 번째 프로젝트인 E-1027이라는 이름의 프랑스 남부의 Roquebrune Cap-Martin에 있는 빌라입니다. 그것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높이 앉아 있는 하얀 정육면체의 놀라운 창조물입니다. 이는 Le Corbusier가 설계한 새로운 건축의 원칙에 따라 공식화되었습니다. 개방형 평면, 집은 기둥 위에 올려져 있고 수평 창문, 개방된 정면 및 계단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붕이 있습니다. E-1027 빌라는 Goff가 그녀의 책에서 "20세기 건축의 걸작"이라고 묘사했습니다. 그것이 완성되었을 때, 그레이는 그것을 바다비치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골프는 자신의 책에서, 이 빌라는 협업 작업이 아닌 그녀의 창작물이라고 주장합니다. "매우 중요한 것은, 모든 존재하는 계획은 골프 단독으로 만들어졌다"고 쓰여져 있습니다. 로크브리뇽-카프-마르탱(Villa at Roquebrune Cap-Martin)에서의 그녀의 작품은 내부뿐 아니라 외부도 탁월한 성취입니다. 그녀는 그 시대의 다른 모더니스트들과 달리, 내부와 외부를 모두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당시에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실내 계획은 외관의 부산물이 아니어야하며, 완전하고 조화롭고 논리적인 삶으로 이어져야합니다."

 

에일린 그레이의 건축물은 숨을 쉬며, 거주자에게 몸과 영혼이 쉴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을 제공합니다 - 클로에 피티오파라

 

그레이가 자신의 모더니즘 집을 디자인할 때, "인간의 필요에" 따라 디자이너가 이끌어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했으며 "기술자의 예술" 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집은 기계가 아니다" 는 그녀의 가장 유명한 발언으로, 르 꼬르뷔지에의 1927년 선언과는 정반대의 의견입니다. 이 발언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클로에 피티오파라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녀에게 건축이란 여정의 형태이며, 거주자의 몸과 마음을 동반하는 것입니다. 그녀의 건축 제안을 통해, 그녀는 풍경, 공간, 가구, 몸과 영혼 사이의 상생관계 형태를 추구했습니다. 그녀의 건축물은 신축성이 있으며, 그녀 디자인 요소에서 이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E-1027 전용으로 디자인한 창틀은 낮부터 태양의 위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슬라이딩 셔터 시스템을 사용하여 개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에일린 그레이의 건축물은 숨을 쉬며, 거주자에게 몸과 영혼이 쉴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을 제공합니다."

 

바도비치 자신은 1924년에 출판된 라르끌뢰쉬뱅트(L'Architecture Vivante)에서 그레이의 디자인이 "끝없는 가소성의 분위기, 서로 다른 시각이 어우러지는 곳, 각 객체가 신비로운 살아있는 단일체에 흡수된 곳을 드러내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공간 자체가 그녀에게 있어서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필수적인 재료 중 하나로서, 그녀는 무수한 가능성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에 따라 공간 자체가 변형되며 가공 될 수 있는 것입니다.

 

Human needs

 

그레이는 분명히 경계를 허물고 모험심이 강했으며, 그녀의 인생 이야기는 파리 사회 생활의 중심에 있는 매력적인 인물임을 확실히 암시합니다. 하지만 패션업계의 유명인들에게 그레이는 패션 감각이 뛰어난 플래퍼나 사교적인 여성 이상이었습니다. 그녀에게는 용기, 회복력, 복잡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골프는 그녀를 "수줍은"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확실히 그녀의 삶은 항상 쉽지 않았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그레이는 외국인으로 억류되었고, 그녀의 집들은 약탈당했고, 그녀의 그림과 모델들 중 많은 것들이 폭격으로 파괴되었습니다. 나치 병사들은 E-1027 빌라의 벽을 표적 연습에 사용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레이의 삶의 경험과 성격은 그녀의 작품에 어떻게 스며들었을까요? "그녀는 매우 독립적이고, 자유롭고, 탄력적인 성격을 가졌습니다." 라고 피티오는 말합니다. "그레이는 일생 동안 많은 어려운 시기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고집을 부렸고, 매번 더 큰 자유를 가지고 창작을 계속했습니다. 그레이는 개방적이고 성실했습니다. 그녀는 다른 문화와 다른 삶의 방식에 열정적이었고, 이러한 양심, 호기심, 인간성은 경제적이고 탈부착이 불가능한 집이었던 캠핑 텐트와 같은 사회적으로 주도된 디자인에서부터 노동자들의 주거에 대한 그녀의 제안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모든 프로젝트에서 명백하게 나타납니다."

 

그레이는 관습과 쉬운 분류를 거부한 디자이너였지만, 항상 소재의 감각과 효과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자신을 독특하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감각 앞에 위치했습니다. 그녀가 완성한 가구는 그 사람들의 감각을 직접적으로 작용시켰으며, 이는 그녀를 독보적인 디자이너로 만들었습니다. 피티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보유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구체화하는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디자인된 고정 및 이동식 가구로, 스무시간 리빙을 실행하며 모든 목적을 동시에 제공하도록 함으로써, 관련자의 요구에 맞는 평화로운 공간을 창조합니다. 이러한 가구는 인테리어의 일환으로, 그것은 사용자의 신체적 및 영적인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대응하고 적응하는 다른 생물류에 불과합니다."

 

"인간의 필요성"은 그레이에게 물질적인 필요성 뿐만 아니라 영적인 필요성도 의미합니다.

 

건물 내부의 동등한 관심사가 그녀의 생각에 중심적이었습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내부 계획은 외관의 부수적인 결과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완전하고 조화로운, 논리적인 삶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녀의 '캠핑' 스타일 가구는 기능성과 가벼움을 갖추고 있으며, 우아한 안락의자는 기하학적이면서도 편안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그레이에게 '인간의 필요성'은 물질적인 필요성 뿐만 아니라 영적인 필요성도 의미합니다,"라고 피티오는 말합니다. "그레이는 시기상조였던 디자이너 중에서 사용자의 물리적인, 물질적인 필요에 대해 고려하면서 심리적인 필요 또한 고려하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녀에게 각각의 객체는 독특한 필요에 대해 대응하는 신중한 디자인으로, 기능 이상으로 해당 인간 사용자의 웰빙을 촉진하는 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1930년대 이후 그레이는 대부분의 작업을 중지하고 거의 완전히 잊혀졌습니다. 런던 V&A 박물관의 가구, 직물 및 패션 담당자인 크리스토퍼 윌크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녀는 정말로 역사와 디자인 커뮤니티에서 잊혀진 인물이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그녀가 여성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프랑스 건축계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말했으며, 에일린 그레이 이야기는 정말로 회수 이야기입니다. 그녀의 작품을 보면, 이러한 재능을 갖춘 여성이 왜 잊혀진 것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사실상 아무도 그녀를 모르고 지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레이는 파리에서 먼 산 속 해변 마을인 멘톤에서 작은 2침실짜리 집과 넓은 테라스, 전망 좋은 집에서 조용히 살다가 대중의 인식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 이탈리아 디자인 잡지 도무스에서 그녀의 작품에 대한 에세이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1972년 파리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브 생 로랑은 그의 작품 중 하나를 얻게 되고, 이어 런던, 더블린에서 전시회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더블린 이벤트에서 95세의 그레이는 아일랜드 건축가 협회 명예 펠로우십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1976년 98세로 파리에서 사망했으며, 페르 라시즈 묘지에 안장되었지만, 가족이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아 그녀의 무덤을 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레이의 비전은 여전히 매우 살아있습니다. 영국의 건축가 및 가구 디자이너인 아만다 르베테는 그레이의 많은 팬 중 한 명입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트랜잭트 의자는 건축과 디자인 간의 직접적인 관계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로는 소형 건축물과 비슷합니다." 르베테는 E1027 빌라가 "전체 환경을 창출하는 기회였"으며, "트랜잭트" 의자는 "대서양 크루즈에서 발견하는 해상 갑판 의자를 이름으로 하였습니다. 의자의 모양 자체가 어떤 종류의 감각적인 살미즘, 휴식 그리고 누워서 관찰하거나 독서를 연상시킵니다. 그녀가 디자인한 이 집은 바위에 걸맞게 휴식을 취하는 큰 배 같았고, 의자의 모양은 지중해에서 지루한 오후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느긋함을 생각나게 합니다."